강 바라보기

2012. 10. 19. 17:32 from reviews

 

한강을 처음 본 건 아마 유치원 소풍때였을 것이다.

사실 이때의 기억은 없다.

요즘 내가 출근하며 타는 버스는 반포대교를 건넌다.

한강.

 

세계 여러도시가 강을 끼고 있다.

만난 차례대로 얘기하면 허드슨, 템즈, 티브르, 센, 인, 라인 등.

다른나라 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라인강.

뤼데스하임이란 도시의 와이너리 탐방차 오가며 보았는데,

왼편엔 라인강이 마치 운하처럼 유유히 흐르고, 오른편으론 포도밭들이 언덕을 뒤덮고 있어서 양쪽의 풍경을 눈에 번갈아 담느라 목이 아플 지경이었다.

도도하게 물결치는 라인강은 독일의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하며 나를 매료시켰다.

 

한강을 느끼기 시작한 건 대학시절.

사실 학교 위치상 자주 접할 수는 없었으나,

한달에 한번 대전으로 오가는 기차에선  한강을 확실하게 만날 수 있었다.

내려갈 때는 주로 아침이나 낮시간에 차창 너머 반짝이는 물빛을 바라보며 고향으로 향하는 행복감을 느꼈고,

올라오는 길에는 열에 아홉은 객차 사이로 나가 승강문을 열어제껴 흑빛으로 출렁이는 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게 밤열차를 타는 재미였다.

무궁화호의 처걱거리는 굉음과 윤전기처럼 빠르게 넘어가는 철교 가락들 사이로 넘실대는 물의 움직임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쾌감을 안겨주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시간도 정확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물과 주변 풍경이 안겨주는 포근함을 이길수는 없어, 주저않고 난 버스를 이용한다.

다른 계절도 그렇지만, 가을의 한강은 유난히 예쁘다.

또한 볼 때마다 마음에 평온함을 가져다 준다.

물의 마력, 물을 보며 느끼는 매력.

 

단풍이 들면 저녁강가로 내려가 노을과 나무빛을 번갈아가며 느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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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ne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