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가 오픈된 지 3개월 가까이 되었다.
당시 본인의 블로그를 정성스레 가꿔가고 있는 한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나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첫번째 글쓰기에서 언급했듯이, 잘 써보겠다는 욕심보다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의 생각을 담아두기 위함이었다.
즉,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근데 지인 몇명에게 주소를 알려준 뒤 그들의 평-사실 나는 칭찬에 심하게 약하다-을 듣고 나서는,
자연스레 욕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이후 글쓰기에는, 나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에 타인이 볼 때 어떨까 하는 신경씀이 얹혀지게 되었다.
후자의 신경씀이 진솔한 글쓰기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나의 감정을 여과 없이 옮겨놓은 경우 나도 만족하고 보는이도 공감하는 것 같다.
글을 쓰면 나의 감정을 추스릴 수 있다.
감정의 편린들을 붙잡아 두면, 잃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잃지 않고 간직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곳에 쓴 글은 다시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잘쓰건 아니건, 글을 통해 삶을 정리하는 것은 나를 돌아보고 또다른 나를 찾아가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다시 말해 글쓰기는 나를 채워가는 작업이며, 동시에 나를 비우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글을 써보기를, 또 그 전초작업이 될 수 있는 책을 읽기를 권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