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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3.02.05 2
  5. 2013.01.15 나를 사랑하기
  6. 2013.01.15 상대방 먼저 1
  7. 2013.01.05 청개구리 1
  8. 2012.12.31 2012년
  9. 2012.12.31 망치와 119 1
  10. 2012.12.23 나의 숙제

즐거움

2013. 2. 28. 17:13 from story of my life

 

우리팀 식구 두명이 승진을 했다.

 

회사생활에서 제일 기쁜일이 승진일 터인데,

본인들도 좋겠지만 팀장인 내가 너무너무 행복하다.

과장이 된 친구의 경우 지난해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터라 의미가 더할 것이다.

 

지금까지 두개 팀 팀장을 해왔는데 대상자 모두 승진한 건 이번이 처음.

 

거짓말이라 하겠지만, 어쩌면 내가 승진한 것보다 더 즐겁고 기분이 좋다.

 

내 경우 한회사를 다니며 맞이한 네차례 승진중 과장이 되었을 때가 제일 기뻤던 것같다.

그날 나는 사무실이 아닌 지방에 있었는데,

제일 먼저 아버지께 소식을 알려드렸더니 30분도 안 되 동생들로부터 축하 전화가 연달아 왔다.

당신 큰아들의 승진 소식을 듣고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시던 아버지.

 

세상에서 나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 두명이 부모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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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2013. 2. 22. 11:05 from story of my life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당시 대전에선 유일한 사립이었다.

성모초등학교.

 

한 학년당 두개반 100여명 정도로 운영되고 추첨을 통해서 입학이 가능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은행알이 수백개 들어있는 육각형으로 된 북모양의 투명한 통이 강당 테이블에 세워져 있었는데,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두번 왼쪽으로 한번 돌리면 은행알이 하나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말그대로 뺑뺑이 돌리기.

엄마가 강당 아랫쪽 문에서 일곱살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합격의 표시로 도장이 박힌 은행알을 심사관이 들어보이자,

함박웃음에 박수를 치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교실 뒷편엔 개인 장과, 도시락을 데우기 위한 온장고 그리고 열대어들이 헤엄쳐다니는 길다란 어항이 있었다.

난방은 스팀이었고, 수세식 화장실.

실내화를 신고 복도를 다닐 때는 반드시 뒷꿈치를 들고 걸어야한다고 교육받았다.

교훈이 지금도 기억 난다.

'거짓 없고, 감사할 줄 알며,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어린이'

 

독일계 카톨릭 재단으로 운영되던 학교에 다니던 우리는 일년내내 교복을 입고 다녔는데,

여름에는 백색 짧은 양말 위로 밝은 노란색 반바지에 하얀 셔츠,

겨울에는 검정색 타이즈와 반바지에 진노랑 셔츠 위에 옅은 잿빛 스웨터.

교복을 만든 독일의 디자이너는 '백년이 지나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목표로 했다하는데,

그의 말대로 40년이 지난 지금도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교복의 백미는 옷이 아닌 모자였다.

얇은 챙이 달린 천으로 된 진노랑색 캡으로 꼭지에서 아랫쪽으로 여섯개의 검정줄이 내려와 있었다.

그래서 대전 사람들은 모자를 쓴 우리들이 지나가면 '노랑개나리'라고 불렀다고(고모의 전언) 한다.

 

학교 교화가 개나리였다.

정문에서 건물까지 5분정도를 올라가야 했는데,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축대와 학교 외벽 담장은 봄이 오기 시작하면

개나리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밝디밝은 노란색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수많은 기억들중 한가지.

학부모 참관 수업이 있는 날이면 난 항상 마음이 울적했다.

엄마가 약국을 하고 있어 오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은 4학년 참관 수업날이었는데, 시간이 다가오자 친구 부모님들이 오기 시작했고 웅성거림이 커질수록 마음이 어두워졌다.

근데 그날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수업 전 쉬는 시간에 신발을 챙겨신고 나가 학교 정문이 보이는 운동장 끝자락에 서서

'혹시 엄마가 오지 않을까'하고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엄마가 못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수업 시작이 한참 지나는 것도 무시하고 눈물이 맺힐때까지 뚫어지라 정문을 바라보면 서있었던 건,

아마도 엄마에 대한 원망을 표현하고 싶은 어린 심리의 발동이었던 것같다.

 

우리집도 약국 운영덕에 경제적으로 결코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매우 부유한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

잔디밭 한가운데 풀장이 집에 있는 친구.

대전에서 가장 큰 약국집 아들.

제일 유명한 보석방을 운영하는 부모님.

바이올린으로 줄리아드 입학을 위해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친구 등등.

 

이렇다 보니 나는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느낀 적이 많았고

졸업이후 또 대학까지 한두명을 제외하곤 초등학교 친구들을 일부러 만나지 않았던 거 같다.

 

입사를 해 소공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일하던 어느날 초등학교 동창회를 사무실 가까운 곳에서 한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한참을 망설이다 친한 친구가 끌고가 억지로 참석하게 되었다.

그날 술한잔 하며 내린 결론은,

이 친구들도 나하고 마찬가지로 똑같이 힘들어하거나 즐거워하며 고민도 많이 안고 있는 평범한 인간들이란 것.

 

이후 친구들과 가끔씩 만나 술한잔 앞에 놓고 웃고 떠들고 하며 옛날의 파릇한 기억들을 되살리곤 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기도 한다.

 

개나리 담장에 둘러싸여 함께 어린 시절을 같이한 친구들.

소중한 아이들이다.

 

이제 곧 한강변에도 개나리가 활짝 피겠지.

화사한 봄날을 기대해 본다.

 

 

 

* 졸업앨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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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ne k. :

목욕

2013. 2. 8. 20:10 from story of my life


명절이라 집에 내려와 아버지를 모시고 유성온천에 갔다.

매번 목욕탕 가기를 거절하시던 아버지는 이번에는 손자들과 함께라는 즐거움에서인지 주섬주섬 채비를 하고 함께 나서셨다.

입구에서 천원 주고 이태리타월을 살 때는, 아깝게 뭐하러 사냐시더니 탕에 들어가 등 좀 밀어드리겠다 하니 슬그머니 내미신다.

참으로 오랫만에 아버지 때를 미는데, 즐겁기보다 서러움이 목언저리로 올라온다.
등이 어찌나 야위셨는지.
마른 낙엽같았다.
지난 추석에 손과 발 지압 해드릴 때도 느낀 거지만, 팔과 다리도 뼈만 만져진다.

설 쇠면 일흔 일곱.
할머니처럼 아흔여섯까지 사시면 좋겠다.

아버지, 새해엔 잘 드시고 살 좀 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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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5. 15:36 from story of my life

 

겨울이 되면 나는 봄을 기다린다.

누구나 다 그런가?

 

동지를 지나 어제 입춘을 넘었으니

이제 낮이 조금씩 더 길어지고 있다.

 

내가 겨울이 빨리 갔으면 하는 이유는

밤이 길어서이다.

 

수년전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던 때

밤이 찾아오는 것이 두려움 그 자체였다.

 

이제 불면증은 사라졌지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데 대한 컴플렉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는 평생 나를 괴롭힐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하나에 마음이 기울기 시작하면

것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나의 성향이 불면을 초래하는 걸까?

 

이제 어제처럼 눈이 온 후에도 기온이 포근하고 나뭇가지에도 귀여운 새싹들이 움을 트고 있으니

머지않아 세상이 조금씩 밝아지겠지.

 

나도 어서 봄기운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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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기

2013. 1. 15. 13:24 from story of my life

 

최근 읽고 있는 책에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옮겨본다.

 

 

나는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가는데 지쳤어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데도 지쳤습니다.

내게는 친구가 없어요. 단 한 사람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해요.

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가. 그건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사랑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내가 하는 말, 알아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는 없어요.

 

 

주인공이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에게 하는 독백중 일부다.

가끔 접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잔잔한 물에 돌이 던져진 듯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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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먼저

2013. 1. 15. 13:14 from story of my life

 

다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맞지 않는 것이다.

 

나의 상처들 중 아무는 상처는 아주 작은 상처일 뿐이고,

내게 남은 큰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아물지 않는다.

 

어떤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커지고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다친 마음을 보상해 주려 해도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살면서 '상대방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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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2013. 1. 5. 08:04 from story of my life

참 희안한 일이다.
하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출근해야 하는 날 아침엔 십분만 오분만 하며 이불밖 세상으로 나가기가 지독히 싫은데..

오늘같은 토요일 아침엔 새벽같이 눈이 떠지고 몸도 기분도 말짱말짱, 아니 반짝반짝 빛날 정도다.

아침일찍 만나는 피아노협주곡과 하루키의 글도 한없이 상쾌하기만 하다.

나만 이런가, 아님 다른 사람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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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012. 12. 31. 21:38 from story of my life

올해는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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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와 119

2012. 12. 31. 11:06 from story of my life


사람들은 개(강아지)를 왜 키울까?

어릴 때 동물을 무척 좋아했다.
내가 옆집 셰퍼드랑 맨날 붙어지내는 걸 보던 엄마가 초등 1학년에 하얀 치와와를 한놈 들여왔다. 사슴처럼 귀가 쫑긋하고 뽈록 튀어나온 눈동자를 하고 있던 그녀석(그녀)은 하루종일 나와 동생들의 장난감이었다.
내 손등에 뭍여놓은 우유를 혀로 핧을 때 그 기분좋은 깔깔함이란..

이 하얀 귀염둥이가 얼마간 자라 새끼를 가져 배가 불룩해진다. 어느날 아침 여느때처럼 잠이 덜 깨 누운채로 녀석의 집에 손을 넣었는데, 다리보다 굵고 이상한 느낌의 것이 손에 잡혀 벌떡 일어나 들여다 보니 작은 고구마 크기의 새끼 네마리가 비누방울 색깔의 비닐봉지 같은 것(태 ^^)에 싸여져 있었다. 흐, 징그러웠다.
어미가 새끼들의 태를 조심스레 다 먹는 것도, 눈도 못뜬 채로 꼬물딱거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도 그야말로 신기함 그자체였다. 아마도 밤톨만한 내 머리속이 여러가지 생각들을 했으리라.

출산 일주일도 안된 날, 어미가 차에 치어 죽어버렸다. 도대체 믿기지가 않았다. 어미젖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새끼들도 차례로 한마리씩 죽어나갔다.
유리알같던 그녀석의 눈망울을 잊을 수 없다. 엄마는 이듬해 짙은 밤색 치와와 한마리를 또 데리고 온다.


나는 강아지를 왜 키우는가?

큰애 민규가 4학년인 2002년 때였으니, 생후 2개월 된 민희(미니)가 우리식구가 된지도 이제 만 10년이 좀 넘었다. 집사람의 망설임에 개의치 않고 미니를 들인 이유는 우리집 두 남자녀석들 때문이었다.

당시 11살, 7살이던 욘석들은 그당시 그야말로 두개의 럭비공. 큰놈은 이제 뭐 좀 안다고, 작은놈은 뭐 좀 알아야겠다고 집안팎을 천방지축으로 설치며 쉴새없이 사건들을 일으키고 다녔다. 아이들은 활발히 움직이고 큰소리 지르고 졸라대고 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은게 오히려 비정상. 하지만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산만함만은 잡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저희들보다 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놈을 눈앞에 갖다놓으면', 그걸 보고 무의식중에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맘이 들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ㅎ 유추의 정도가 심한가?
어쨌든 애들에게 또 내게도 좋은 친구가 생기는 것이니..

코카스패니얼이나 말티즈 같은 곱상한 품종들보다 '시추'를 선택한 건, 무엇보다 시추가 무척이나 선한 눈동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슈나우져에 비해 적당히 급성맞기도 한 종류이기도(슈나우져는 극성맞기가 거의 호떡집 불 난 수준) 해서였다.
새식구가 된 녀석(그녀)은 민규, 민성의 동생뻘이니 이름을 민희(미니)라고 지어주었다.

이제 미니가 11살이니 개 나이로는 어느덧 노파 수준. 3년 전부터 크고작은 병에 걸려, 큰애 대학 갈때까지라도 잘 버텨주면 하며 걱정했는데 다행이 요즘 오히려 혈색이 좋아지며 오히려 건강한 편이다.
미니는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해 준 또한명의 우리가족이다.

두번째 들어온 녀석도 시추.
아파트에 살던 5년전, 윗집에서 태어난 두마리중 한녀석을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데려왔다.
3개월 된 놈이 통통통 뛰어다니길래 이름을 '망치'라고 짓자했더니 애들도 웃으며 맘에 들어했다.

시추는 중국황실에서 키우던 개라는데, 내가 포착한 가장 큰 특징은, 저희들이 사람인 줄 안다는 것이다. 거실에 깔아놓은 이불에 당연한 듯 올라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 다반사고, 잘 때도 사람처럼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네다리를 벌리고 삐이 하고 코를 골아대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신기한 건 두 놈 다 이름을 따라가는 것같다.

미니는 적당히 재롱도 피우고 하는데, 6살이나 아래인 망치에 비해 몸집이 1/3 정도.

망치는 어릴때부터 줄곧 활력 그자체이다.
무슨 일에든 참견을 해야하는 인석의 꼬리는 앉아있건 누워있건 다닐 때건 쉴새없이 좌우로 살랑댄다.

급기야 망치는 잊지못할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세살때인가, 어디든 파고들기를 좋아하던 이친구, 거실의 조그만 협탁 철제 다리의 지름 15센티정도의 원형모양에 머리를 쑤셔넣고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가족들.
마치 반지처럼 들어는 갔으나 도저히 빠지지는 않는 상태.
한데 이리저리 해봐도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는 모두 급 당황모드로 바뀐다.
집에 쇠톱이라도 있었으면 협탁 다리를 잘라낼텐데..
처음에 낑낑거리던 망치가 십여분이 지나자 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옆에서 조바심 내며 지켜보고 있던 민성이는 급기야 꺽꺽 소리내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119를 눌렀다.
상황 설명하고 '사이렌 소리 없이 조용히 와달라'는 당부와 함께.

밤 아홉시경 부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삐뽀삐뽀 하는 요란한 소리가 나 문을 열고 내다 보았더니, 차량한대가 1층에 와 있었고 동네사람들은 대체 뭔일이 났나 하고들 내려다 보고있었다.
주황 파란색 제복의 요원 네명이 씩씩하게 현관문으로 들어와 상황 파악 후 전기쇠톱으로 잘라냈다.
간단히 상황 종료.
고마운데, 민망스러웠다.

지금도 여전히 두마리 시추는 아이들의 포근한 친구다.
부산에 내려가 있는 큰아이는 가끔 망치의 동영상을 보내달라고 한다.

살라마노 영감의 개처럼 여기저기 짓물러 냄새를 피우는 미니도 여전히 귀엽다.
이제 나이들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처음 온 애라고 미니에게 나는 더 정이 간다.

아마 아이들에게만이 아니라 내게도 이 두녀석은 많은 걸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계단을 올라오는 내 발소리를 제일 먼저 알아채고 현관문 앞에서 꼬리짓하는 망치가 너무 귀엽다.

내 아이들도 커서는 개를 키우지 않을까?
엄마가 나를 위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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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동어반복, 사람은 다 다르다.

그 차이를 느끼는 사람이 아파하거나 힘들어 하지 말고, 극복할 수 있다면 하고,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

'텅 비어있으면 남에게는 아름답고, 나에게는 고요합니다'라는 말을 마음에 잘 새기면서..

이것이 나의 숙제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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