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서 읽기

2014. 7. 14. 22:39 from music, film & literature


책을 읽다보면 전체중에 마음에 가장 와닿는 구절이 있게 마련이다.

'잘못 알고 행복해하기 보다, 제대로 알고 불행해하는 편이 낫다'

간만에 하루안에 읽은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나요?(Aimez-vous Brahms?)'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구절이다. 왜인지는 사실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최근 장기화되는 몇개의 복잡한 상황들에 대해 좋은 쪽으로 해석을 내리고 싶어하는 나의 무의식적인 바램 때문일수도 있겠다.

근데 분위기 좀 내 보겠다고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을 - 작품에서 언급되는 곡은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 틀어놓고여서인지 중간중간 쉽사리 읽혀지지 않는 곳들이 많았다.

물론 내용이 쏙쏙 들어오지 않는 첫번째 이유는 머리 나쁜 나의 집중력 부족.
한데 또다른 이유를 들자면 바로 '번역'의 문제다. 이 두번째 이유는 최근 몇개의 번역서들을 읽으며 새삼 든 생각이다.
심지어는 몇달 전 기존의 번역본인 김화영교수 번역의 '이방인'을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라고 비웃으며 새로운 번역의 '이방인'이 나오기까지 했을 정도니, 내 판단이 아주 잘못된 건 아닌 듯하다.
사실 이방인이나 어린왕자를 원서와 비교해 보면 권위있는 역자의 번역도 정말 매끄럽지 못하구나 하는 대목들이 참 많다.
외국어가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말이 어렵기도 하다.
예를들어 'sky'는 '하늘'로 번역하면 되지만,
'man'이란 단어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 '남자, 사람, 인간, 놈, 녀석, 사내, 분, 자, 관, 새끼...'에서 가장 맞는 걸 선택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완벽한 의미전달을 못하기도 한다.

길지 않은 소설이었지만 사강이 24세의 젊은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또하나의 단상을 제공해 주었다.

진정한, 안주할 수 있는 사랑이 존재하는 건가?


프루스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자신의 필명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인 'Sagan'을 선택한 저자. 두번의 이혼을 하고 알콜중독 코카인 등 일탈을 겪은 그녀의 삶을 미리 투영한 것같은 작품을 오늘 다시 접해보니,
대학때 공부했던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 파고들어 왔다.

'잃어버린 시간..'도 읽어봐야겠다.
단, 음악은 소리를 아주 작게 틀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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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ne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