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2016. 11. 11. 20:45 from music, film & literature

오래 전 가족과 함께 가 본, 많은 기억들이 남아있는 도시.
금문교야 말할 것도 없고, 물개들이 부표 위에 떼 지어 모여있는 pier 39, 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영화 the rock의 무대인 알카트래즈 감옥,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리는 귀여운 트램들.

헌데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건 이곳저곳을 다닐 때 눈에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컬러들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색감을 품은 도시.
이런 연유로 이 도시는 유난히 동성애자들이 많이 찾아와 산다는 누군가의 설명도 있었다.

연이틀 무리해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공연을 찾은 이유는
이 도시의 이러한 풍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었던 기대감에서다.
그래서 쇼팽 2번을 협연한 임동혁의 연주도 물론 멋졌지만,
오늘은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피아니스트와 잘 어우러지는지,
또 말러의 대곡을 어떤 색깔로 소화해내는지에 더 촉각을 세웠다.
관악기들이 목소리를 뽐내며 현악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지는 여러 대목에서, 100여명 가까이 되는 이들의 연주가 청중들에게 흥분을 지나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50분 넘는 곡이 피날레를 치달을 때는,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석양 불타는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
치유로서의 음악..

기립박수를 보낼 수 있는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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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ne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