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

2015. 9. 30. 23:42 from story of my life

오늘 아버지와 함께 대전에 다녀왔다. 두 달 전 대전에 마지막 남아있던 땅을 파는 계약을 하게 되었고 , 오늘 은행에서 매수인과 만나 잔금을 받고 하는 일을 하다보니, 이제 정말 대전에 올 일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밭이라는 이름과는 상반되게도, 대전은 크지 않은 도시다.
어릴 적 시내에 다니던 버스 모든 노선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의 참 적당한 크기의 도시.
지금은 유성 등이 포함되어 상당히 넓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 곳에서 다른 어느 곳으로 가려면 대부분 20분 안쪽이면 족하다.
오늘도 은행에서 일을 마치고 내비를 검색해보니 시내 성심당까지 13분으로 나와, 내심 반가와 하지 않는 아버지의 눈치를 못 느낀 체 하고 -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불필요한 것 같은 데 돈쓰는 걸 싫어하신다 - 빵집으로 달렸다.
직원이 활기찬 소리로 광고하며 잘라주는 몇가지 빵쪼가리를 시식하며 튀심소보로, 부추판타롱, 크로켓, 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팥도넛 등을 봉지에 담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사실 이집 빵은 나도 나지만 엄마가 아주 잘 드신다.
나 어릴 때 엄마가 대전의 '태극당', '오복당', '거북당' 등 몇몇 빵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빵, 재료 들을 참 많이 사주셨는데..
헌데 이제는 엄마가 다리가 안 좋아 거의 움직이질 못한다. 더 안 좋은 건 움직일 의지를 안 보인다. 저 상태로 지내며 영영 못 일어날 가능성도 많아 보인다.
휴..
나 어릴 때처럼 엄마가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좋아하는 것 많이 사주면 좋겠다.
돈은 내가 얼마든지 드릴테니.
한달에 딱 한번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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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ne k. :